글 수 166
등록일

2015.08.22

untitled.png



이번 달부터 사내 전산망 자유게시판에 '칭찬합시다'라는 방이 새로 개설되었다. 서로 칭찬하는 문화가 정착되면서 회사가 많이 바뀌었다는 성공사례를 들은 한 직원의 제안으로 시작하였는데 심심찮게 칭찬글과 댓글이 달리고 있다. 업무를 잘 처리한 직원에 대한 상사의 칭찬 글도 있지만 일상 가운데 무심코 지나가는 작은 일들에 대한 칭찬이 더 많은 것 같다. 칭찬합시다 덕택에 탕비실의 커피를 종류별로 골고루 구매해 놓는 사람이 누구인지, 매달 조회 시 먹는 김밥이 왜 따끈한지도 알게 되었다. 그래서인가, 이번 달에 먹은 김밥은 예전보다 더 맛있었던 것 같다.


사실 칭찬의 중요성은 예전부터 강조되어 왔다. 몇 년 전 칭찬을 잘하는 방법에 대한 강의를 들은 적이 있었는데 내용이 꽤 흥미로웠다. 일반적으로 칭찬은 "수고했어", "잘 했어"와 같은 말로 표현되는데, 이런 칭찬은 큰 감동을 주지 못할뿐더러 '칭찬하는 내가 윗사람, 칭찬받는 너는 아랫사람'이라는 암묵적인 메시지를 담고 있다고 한다. 그렇기 때문에 듣는 사람이 상황에 따라서는 오히려 기분 나쁘게 받아들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칭찬이 기분을 나쁘게 할 수도 있다는 강사의 말에 전적으로 공감할 수는 없었지만, 곰곰이 생각해 보니 회사에서 직원이 사장의 면전에 잘했다고 칭찬하는 경우가 거의 없는 것을 보면 강사의 말도 전혀 일리 없는 것 같지는 않았다.


나는 강의를 듣고 돌아와 배운 내용대로 실천하기로 마음먹었다. 칭찬은, 듣는 사람이 상하관계가 아니라 대등한 관계로 느낄 수 있게 하되 구체적인 내용에 대한 감사가 있어야 한다는 조언을 생각하며, 당시 회사가 새로운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입하는 데 큰 역할을 한 직원을 불렀다.
'김 과장, 이번 프로젝트는 우리 제품이 새로운 분야에 적용될 수 있다는 좋은 사례가 됐어. 다들 어렵다고 했는데 포기하지 않고 좋은 결과를 내 줘서 고마워'.
머릿속으로 연습하면서 상당히 낯간지러웠지만 일단 입을 열었다. "김 과장, 이번 프로젝트는..."
우물거리다 1-2초가 지났다. 원안대로 가기엔 이미 너무 늦었고, 어색함에 눈이 동그래진 김 과장을 향해 나온 말은 이거였다. "수고 많았어~!" (^^)
'이럴 줄 알았으면 차라리 평소대로 할걸...' 후회가 밀려오던 차에 김 과장이 말했다. "네, 감사합니다".
오히려 내가 칭찬을 듣고 끝난 셈이 되었다. 나는 이 사건을 계기로 칭찬의 방법을 바꾸는 노력을 계속하였고 이제는 수고했다는 말 대신 감사를 표현하는 것이 많이 자연스러워졌다. 하지만 아직도 회사 전체적으로는 범사에 감사, 서로에 대한 감사가 많이 부족하다고 느낀다. 내 간절한 바람은 우리 회사와 임직원, 그리고 가족들 모두 하나님을 향한 감사, 서로에 대한 감사가 넘치는 것이다.


우리 교회는 작년 12월 17일, 창립자이신 원로목사님께서 소천하심으로 큰 위기를 맞았다. 평강제일교회가 이제는 쇠퇴할 것이라는 일부 주변의 냉소적인 시선도 있었지만, 하나님의 강권적인 은혜와 도우심이 함께 하시는 평강제일교회는 여전히 건재하며 새로운 변화에 맞추어 더욱 발전된 모습으로 변모하고 있다.


원로목사님께서 계시지 않는 빈자리가 너무나 큰 것이 사실이지만 그 큰 빈자리를 그 이상으로 채워야 하는 것도 우리의 몫이라 하겠다. 인간적으로 생각하면 일이 늘어났으니 당연히 더욱 힘들 테고 때로는 짜증이 날 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럴 때일수록 각자의 위치에서 먼저 자신을 되돌아보고 주변을 살폈으면 한다. 나 자신은 때때로 나태해지고 시험에 빠지는 연약한 인간이지만 주변을 돌아보면 내 옆에는 깨어 기도하는 교역자님들과 묵묵히 헌신하는 교직원분들, 기둥 같은 장로님들과 신실하신 권사님, 집사님들이 계신다. 순수한 믿음과 마음으로 성장해가는 교회학교 학생들과 어린아이들까지, 직분과 나이는 달라도 이를 초월해서 서로 협력하고 의지하며 서로에게 귀감이 되는 구속사 신앙의 동지들이 늘 자리를 지키고 있다.

먼저는 하나님께 감사요, 이렇게 서로 의지할 수 있는 신앙의 동역자 모든 분께 진심으로 감사를 드린다. 혹시, 평소에 감사하는 마음은 늘 갖고 있었지만 쑥스러워서 혹은 마땅한 기회가 없어서 미처 표현하지 못 했던 사람이 있다면 오늘 한번 용기를 내서 멋진 감사 인사를 전해보면 어떨까.
"목사님, 전도사님, 장로님, 권사님, 집사님, 성도님, 학생.
원로목사님께서 떠나신 후 마음이 너무나 허전하고 시간이 지나면서 신앙도 나태해졌습니다. 그럼에도 아무런 동요 없이 뜻을 위해 더욱 열심을 내시고 모범을 보이시는 모습을 보고 많이 부끄럽기도 하고 부럽기도 하네요. 제 곁에 당신이 계셔서 제가 더욱 힘과 용기를 얻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혹시나 입은 열었는데 생각처럼 잘 안 될까 걱정이라면 이렇게라도 말해보자, "수고 많으십니다~!" (^^)



f11f1815c9ece57a58a00542fd1f2cc3.jpg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날짜 조회 수
46

#46. 3일마다 가스불에 앉기 _ 지근욱 file

1시간이 넘는 출퇴근 시간, 차에서 원로목사님의 설교 말씀을 듣는다. 설교 때마다 반복해서 말씀하시는 몇 가지 비유가 있다. 예전에는 '또 저 말씀하시는구나...' 하며 귓등으로 흘려들었는데, 지금은 한번 더 생각하게 한다. 아래 말씀은 그중 하나다. "죄...

 
2016-01-16 478
45

#45. 좌충우돌 오류동 정착기 _ 하찬영 file

"쓰레기 봉투가 없네, 마트 좀 다녀올래? 의자 옆에 바지랑 셔츠 다려놓았으니 넥타이랑 챙기고" 그는 그레이 컬러의 수트와 스트라이프 셔츠를 입습니다. 마트에 갈 때는 어떤 타이가 어울릴까 잠시 망설이다 결국 그가 가장 아끼는 타이를 집어 듭니다. 시...

 
2016-01-09 659
44

#44. 작심삼일(作心三日) _ 박승현 file

#2016년 새해가 밝았다. 지난해를 되돌아보며 자책도 하고, 2016년의 더 나은 삶을 위한 새로운 다짐을 하기도 한다. 교육생들의 다짐은 대개 이런 것들이다. - 금연. 사랑하는 가족을 위한 최고의 선물. - 王(왕) 복근 만들기. 몸은 40이지만 마음...

 
2016-01-03 536
43

#43. 2015년 성탄에는 주 예수님 누울 자리 마련했습니까? _ 박다애 file

성탄절(聖誕節)=12월 25일.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 기념일. 크리스마스는 영어로 그리스도(Christ)의 미사(mass)의 의미. 'X-MAS'라고 쓰는 것은 그리스어의 그리스도(크리스토스) XPIΣTOΣ의 첫 글자를 이용한 방법이다. 프랑스에서는 노...

 
2015-12-26 645
42

#42. 2015년이라는 길의 끝자락에서 _ 김범열 file

새해가 되면 가장 먼저 새로운 달력을 벽에 걸고 희망에 부풀어 오른다. 2015년 새 달력을 벽에 걸고 설레던 것이 불과 엊그제 같은데, 어느덧 올해의 달력도 12월 마지막 한 장 밖에는 남지 않았다. 한 해를 보내며 아쉬움을 느끼는 것은 모두 마찬가지인...

 
2015-12-12 507
41

#41. 먹다 _ 원재웅 file

인류가 먹고사는 문제를 모두 해결했다고 할 수 있을까? 아직도 세계 어느 곳에선가는 기아의 고통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말이다. 그럼에도 최근 우리의 관심은 '배불리' 먹는 게 아니다. 맛있는 음식을 잘 먹는 것이 자랑거리가 되었다. 각종 SNS에 올...

 
2015-12-05 460
40

#40. 당신 생각 _ 강명선 file

당신 생각 가을에는 커피가 더 맛있어진다. 따듯한 커피를 마실 때 그 진향 향기도 함께 마시게 되어 커피의 맛을 두 배로 누리는 기분이다. 여름에 마시는 아이스커피는 목과 머리를 시원하게 해주는 대신 그 향기는 사라진다. 나름 커피 애호가인 나는 오...

 
2015-11-29 488
39

#39. 인생의 한 분기점을 넘는다는 것 _ 맹지애 file

인생에는 몇 가지 큰 분기점이 있습니다. 한 사람의 삶의 방향을 좌우하는, 예를 들면 수능, 취업, 결혼 등과 같은 중대한 사건들과 마주하는 순간, 우리는 스스로의 힘으로 인생의 큰 결정을 내려야만 합니다. 이러한 과정들을 거치며 비로소 우리는 성장합니...

 
2015-11-22 680
38

#38. 인재의 기준 _ 김태훈 file

"정규직, 주 5일 근무, 4대 보험, 연차휴가" 구직을 해 본 사람이라면 한 번쯤은 보았을 채용정보 사이트의 내용이다. 요즘 같은 세상에 이 정도는 일반적인 조건이고 더 괜찮다 싶은 회사는 리스트가 길어진다. 건강검진, 가족보험, 사내 동호회, 회사 ...

 
2015-11-14 467
37

#37. 견디어라, 나의 마음아 _ 홍봉준 file

견디어라, 나의 마음아 골리앗을 무찌르고 하루아침에 이스라엘의 영웅이 된 다윗! 그러나 그의 앞에 펼쳐진 것은 화려한 주단이 아니라 고난의 가시밭길이었다. 사랑하는 아내를 얻었으나 장인의 핍박으로 목숨을 부지하기 위해 10년간이나 도망자의 신세가 ...

 
2015-11-08 602
36

#36. 바벨 _ 최주영 file

대화를 하다 보면 간혹 상대방이 어떤 의중인지 도무지 알아들을 수 없을 때가 있습니다. 느낌으로도 모르겠고, 제스처로도 파악이 안되고, 말로 표현하다 보면 더욱더 아련해집니다. 이는 대화하는 상대방도 매한가지입니다. 아무리 자세히 일러주어도 ...

 
2015-10-31 508
35

#35. 가치 _ 홍미례 file

현세는 그야말로 교환가치의 시대입니다. 내가 소유하거나 내가 관계를 맺으려는 물건 혹은 사람이 얼마만 한 교환가치가 있느냐에 관심이 집중되지요. 가치를 재는 척도가 그만큼 피상적이고 계산적이며 이기적으로 변질되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이를테면 ...

 
2015-10-24 462
34

#34. D-30! 이제 겨우 남은 30일 _ 송현석 file

한국의 독특한 교육열과 입시문화, 개인적으로 참 마음에 들지 않는 속성들이지만, 한편으로는 천국 입시의 아주 확실한 샘플이기도 하다. 강사의 입장에서 보면 이를 더욱 확실히 느낄 수 있으니, 이 글을 작성하는 '수능 D-30'의 시점에서 이에 대해 ...

 
2015-10-17 529
33

#33. 15분 만에 요리가 안 나오는 이유 _ 지근욱 file

냉장고를 열고 식재료를 고른 후, 15분 만에 뚝딱! 듣지도 보지도 못한 요리를 만드는 프로그램을 요즘 즐겨 본다. 요리를 먹는 스타들은 한입 먹는 순간 신비로운 표정에 '엄지 척'이다. 대부분의 다른 먹방(먹는 방송)과의 차이점이라면 냉장고에 ...

 
2015-10-10 488
32

#32. 한 해의 2/3 분기점을 지나는 천국 가는 나그네길에서 _ 박다애 file

잠잠했던 비염인데 알레르기가 다시 들끓어 올랐다. 가려운 눈을 비비니 열이 나고, 흐르는 콧물을 연신 닦아내느라 코밑이 허는 지경에 이르렀다. 계절이 바뀌거나 기온차가 갑자기 커질 때면 으레 겪는 통과의례 같은 현상이다. 하늘이 높아졌고, 내가 ...

 
2015-10-03 513
31

#31. 카카오톡 잡상 _ 송인호 file

특정 브랜드의 SNS를 콕 집어 이야기하는 것이 좀 부담스럽지만, 카카오톡을 위시한 여러 SNS가 우리 삶에 끼친 영향은 말할 필요도 없을 만큼 지대하다. 단순한 문자 메시지, 1:1 대화에서 벗어나 일대다의 전달이나 多對多의 회의까지 실시간으로 가능해졌...

 
2015-09-26 577
30

#30. 포기하면 편해 _ 김범열 file

"아저씨, 아직 멀었어요? 저 늦었는데 내비 찍고 가시죠?" "내가 이 동네 지리는 잘 안다니까. 내비 보다 내가 나아요!" 간혹 택시를 타 보면, 멀쩡하게만 잘 달려있는 내비게이션을 결코 사용하지 않는 기사님들이 있습니다. 운전 경력이 오랜 택시 ...

 
2015-09-18 988
29

#29. 여름의 당부 _ 강명선 file

녀석을 발견한 것은 교회 에담 식당 앞 주차장 부근이었다. 감나무 아래를 지나는데 너무나 멀쩡한 모습으로 땅바닥에 굴러떨어져 있던 그 녀석. 그 작고 앙증맞은 녀석을 그냥 두고 갈 수 없어 발걸음을 멈췄다. 자기가 어떤 상황에 처했는지 모르는 그 철...

 
2015-09-06 473
28

#28. 끝이 곧 시작이라는 말 _ 맹지애 file

헵시바에서의 첫 임원생활이 끝났습니다. 부족한 자녀를 불러주시고, 1년 동안 자리를 지킬 수 있는 상황과 여건을 허락해주신 하나님 아버지께 그저 감사한 마음뿐입니다. 하지만 임기가 끝나고 이제 막 일주일이 지났을 뿐인데 모든 게 다 끝난 것 같고, ...

 
2015-08-29 563
»

#27. 칭찬과 감사 _ 김태훈 file

이번 달부터 사내 전산망 자유게시판에 '칭찬합시다'라는 방이 새로 개설되었다. 서로 칭찬하는 문화가 정착되면서 회사가 많이 바뀌었다는 성공사례를 들은 한 직원의 제안으로 시작하였는데 심심찮게 칭찬글과 댓글이 달리고 있다. 업무를 잘 처리한...

 
2015-08-22 731
PYUNGKANG NEWS
교회일정표
2024 . 4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찬양 HYMNS OF PRAISE
영상 PYUNGKANG MOVIE
152-896 서울시 구로구 오류로 8라길 50 평강제일교회 TEL.02.2625.1441
Copyright ⓒ2001-2015 pyungkang.com. All rights reserved. Pyungkang Cheil Presbyterian Church